요한복음 6장, 예수가 말한 ‘내 살과 피’의 진짜 의미 – 요한복음 12번째 글

요한복음 6장에는 예수가 한 매우 충격적인 말이 나온다. 오병이어 기적 이후 예수는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라고 말한 것이다. 예수가 떡이라고 했는데, 그 떡이 자신의 살이라니? 논리적으로 봐도 이상한 말이었다. 더 나아가 예수는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고 말했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이 말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살을 먹는다는 것도 끔찍한데, 피까지 마시라니? 유대 율법에서 피는 절대 금지된 음식이었다. 그런데 예수는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라고 못박아 말했다.

사람들의 반응: 떠나가는 제자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할 만했다. 제자들조차 “이 말씀은 어렵도다 누가 들을 수 있느냐”며 당황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말 때문에 예수를 떠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이 구절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가톨릭에서는 ‘화체설’이라는 교리를 만들어 성찬식의 떡과 포도주가 실제로 예수의 살과 피로 변한다고 믿었다. 반면 개신교에서는 이를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했다.

핵심 질문: 왜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예수는 왜 사람들이 듣기 어려운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요한복음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요한복음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임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는다’는 부분이다. 단순히 믿기만 하면 끝이 아니라, 예수의 구체적인 정체성과 역할을 통해 생명을 얻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예수는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고 소개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살과 피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인자와 하나님의 아들: 두 가지 관점

예수가 사용한 ‘인자’라는 표현에 주목해보자. 인자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왔지만 사람의 아들이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인자의 살과 피가 우리에게 생명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요한복음 19장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후 창에 찔려 ‘피와 물’이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요한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하며, 이것이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보면 시체에서 피와 물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살과 피, 피와 물의 차이

정리하면 예수의 몸을 설명하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인자’의 관점에서는 ‘살과 피’로, ‘하나님의 아들’의 관점에서는 ‘피와 물’로 설명된다. 이는 예수의 이중적 성격—완전한 인간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하나님—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요한일서에서도 “이는 물과 피로 임하신 이시니 곧 예수 그리스도시라”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증거 중 하나가 바로 이 ‘피와 물’이었다.

요한복음 6장, 인자의 살과 피

성찬식과의 관계: 같은 듯 다른 의미

많은 사람들이 요한복음 6장의 내용을 성찬식과 연결해서 생각한다. 실제로 ‘떡’과 ‘먹는다’는 표현이 나오고, 바울도 고린도전서에서 성찬식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요한복음에서 말하는 ‘인자의 살’은 예수 개인의 살을 의미한다. 반면 바울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몸’은 교회 공동체, 즉 믿는 사람들 전체를 가리킨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교회는 그의 몸이니”라고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생명을 얻는 두 가지 방법

성경은 생명을 얻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얻는 생명이다. 이는 예수가 우리를 위해 죽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이다.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함께 부활하고, 함께 하나님을 향해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바울은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다”고 표현했다.

바울이 본 특별한 경험

사도 바울의 경험은 독특했다. 다른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 개인을 만났지만,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는 음성을 들었다. 바울이 박해한 것은 땅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었는데, 하늘에서는 “나를 박해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땅에 있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울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가르쳤다.

실용적인 적용: 다양한 전도 방법

이 모든 내용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성경은 생명에 이르는 길을 매우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죄 사함의 메시지가, 어떤 사람에게는 거듭남의 개념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더 와닿을 수 있다.

요한복음이 다양한 사람들—사마리아 여인, 병자, 유대인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생명의 길을 제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리도 각자가 이해하고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생명의 길을 소개할 수 있다.

결론

요한복음 6장의 ‘인자의 살과 피’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성찬식에 대한 교리적 논쟁거리가 아니다. 이는 예수가 누구이며, 우리가 어떻게 참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이다.

예수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셨기에(인자) 우리에게 생명을 줄 수 있고,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그 생명이 영원한 것이다. 우리는 개별적으로 예수를 통해 생명을 얻을 수도 있고, 공동체로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생명을 나눌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길이 궁극적으로 같은 목적지—영원한 생명—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경은 이 생명의 길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제시하여, 각자의 상황과 이해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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